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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생각하는 이야기

글이라는 것을 적는 것은

by 1dann 2022. 8. 10.

요즘 글을 쓰고 있습니다.

뭐 대단한 건 아니지만 어떤 의미에서든지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일기도 쓰고 있고요, 나름대로 원고도 내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서 어쩌다 보니 매일매일 글이라는 것을 쓰고 있습니다.

 

1000자 이상의 글을 쓰는 게 처음에는 참 힘들었습니다.

할 말도 없고요.

일기야 뭐 내 마음대로 쓰는 것이니 꼭 글자 수를 맞출 필요는 없지만 원고 같은 경우는 일정 수량을 글을 채우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라 어지간하면 1000자 이상은 써야 했습니다.

 

그렇게 그렇게 말을 만들기도 하고 잡소리도 넣어 가면서 쓰다 보니 어느새 지금까지 왔습니다.

지금 쓰고 있는 것도 글을 쓴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살면서 뭔가를 꾸준히 한다는 건 쉽지가 않은데 생각해 보니 글을 쓰는 것에 대해서는 거의 반년이 되도록 하고 있어서 스스로 대견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남의 글도 쓰고 내 글도 쓰다가 내 글을 공개적으로 쓰는 블로그는 너무나도 버려두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어서 이렇게 노트북을 열었습니다.

 

노트북을 열고 글쓰기라는 메뉴를 클릭하기까지가 왜 그렇게 힘든 건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일기를 처음 쓸 때도, 원고를 처음 쓸 때도 그놈의 시작이 참 어렵습니다.

일기를 쓸 때는 펜의 뚜껑을 열고 페이지를 넘겨서 오늘의 자리에 글을 쓰면 되는데 그걸 그냥 외면하고 자버리는 경우도 왕왕 있습니다.

원고는 신뢰가 생명이라 아주 무시하지는 않지만 노트북을 켜고 원고를 쓰기 위해서 자리에 앉기까지가 생각보다 긴 여정입니다.

 

마음을 먹는 다는 것은 사실 행동으로 드러날 때 그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가치를 만드는 것은 정말이지 쉽지 않습니다.

무거운 내 몸을 이끌고 어떻게 해서든 행동을 해야 합니다.

 

심지어 행동의 가치는 내가 기대했던 것에는 전혀 미치지 못할 때도 많습니다.

글의 퀄리티나 내용이 내가 처음에 생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방향일 때도 많습니다.

그 순간 잠시간의 실망이 느껴지지만 거기에 몰입해서는 안됩니다.

그저 내가 오늘도 하나의 글을 써냈다는 것에 만족하고 오늘의 분량을 마무리 하는 게 중요합니다.

지금 제가 근 1년이 넘도록 방치해놓은 블로그에 이렇게 글을 쓰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글쓰기 버튼을 누르기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누군가가 5분만 해보라고 권유해서 눈 딱 감고 시작하게 됐습니다.

어느새 오 분은 훌쩍 지나간 것 같군요.

 

글쓰기의 장점이 있다면 시간이 생각보다 빨리 지나간다는 것입니다.

나와 노트북 간의 상호작용만 일어나는 것이지요.

그리고 그 이에 채워지는 빈 화면은 결코 헛된 것이 아닐 것입니다.

오늘도 하나의 페이지를 이렇게 채워 가는군요.

 

때때로 맞춤법이 틀릴 때도 있고 말의 앞뒤가 안 맞을 때도 있지만 일단 써 내려갑니다.

모든 것은 퇴고로 정리가 되니까요.

 

글을 쓴다는 것은 매번 하나의 도전입니다.

하나의 페이지를 완성한다는 것은 결과물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결과물을 만드는 것은 상당히 멋있어 보이지만 사실은 초라하기도 합니다.

항상 기대한 만큼의 결과물이 나오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계속 씁니다.

한 번 써봅니다.

그렇게 쓰다가 보면 뭐라도 나오지 않겠습니까.

 

글이라는걸 쓰는 게 힘들지만 저는 그래도 글 쓰는 게 싫지 않습니다.

그래서 오늘 이렇게 오래간만에 블로그에 글을 써 봤습니다.

 

이제 퇴고를 해봐야겠군요.

얼마나 많은 오타와 수정이 나올지 모르지만 이 정도 썼으면 오늘치의 분량은 완성했다고 생각합니다.

이 또한 하나의 결과를 만든 것입니다.

스스로 약간은 뿌듯함을 느끼는 작은 성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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